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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양어장의 놀라운 변신, 카페 제주 레이지 펌프 🐟

로컬 콘텐츠 기업의 소상공인 이야기

제주 핫플레이스

레이지 펌프 


외식업광장 에디터의 핵심 요약💡

✅ 양어장 개조 카페, 레이지 펌프를 소개해드려요
✅ 공간의 원래 모습을 간직한 카페 인테리어를 소개해드려요
✅ 공간에 쌓인 이야기로 완성되는 카페 브랜딩을 알려드려요
 


제주도의 인기 명소 애월읍. 특별한 콘셉트의 레스토랑이 즐비한 이곳이지만 공간이 지닌 시간을 기억하고 담아 내는 특별한 카페가 있어요. 많은 것이 세워지고 사라지는 애월에서 20년 넘는 시간을 기억하고자 하는 공간. 양어장 부자가 만든 카페 ‘레이지 펌프(Lazy Pump)’의 김호곤 대표를 만나봤어요.



물고기들의 공간, 카페가 되다  

레이지 펌프


시원하게 뻗은 애월 해안 도로에서 살짝 골목으로 들어서면 유독 덩그러니 서 있는 건물을 만나게 돼요. 회색빛 건물에는 레이지 펌프라는 이름이 멀리서도 한눈에 보일 만큼 크게 걸려있어요.   


건물보다 지나치게 넓은 주차장, 곳곳에서 보이는 제법 낡고 투박한 장비들, 정문이라기엔 어쩐지 소박해 보이는 건물 입구들이 이곳의 첫 인상을 투박하게 만드는데요. 막상 건물을 들어서면 다른 느낌의 공간이 펼쳐져요. 트렌디한 음악과 조명, 향긋한 커피 냄새가 공간을 채우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주 토박이의 말투로 김포곤 사장님이 친근하게 손님을 맞이해줘요.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의 가게들이야 많지만, 레이지 펌프의 차별점은 콘셉트가 아니라 ‘진짜’라는데 있어요. 레이지 펌프는 김 대표의 할머니와 아버지가 대대로 운영하던 바다 양식장을 개조한 것인데요.  


“레이지 펌프는 90년대 중반부터 우리 가족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할머니에 이어 아버지가 일을 이어받으셨고, 저 역시 양식장 일을 업으로 생각하며 실제 4년 정도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빚이 있었던 가족에게 양식장은 함께 싸워가며 일궈놓은 재산이라는 점에서 뜻 깊은 존재였습니다.”



펌프장이 만든 고유한 공간의 멋

레이지 펌프


애월 토박이 부자에게 레이지 펌프는 위기가 가져온 변화였어요. 20년 넘게 대대로 이어져 오던 양어장은 애월에 LNG 공사가 들어서면서 다른 18개의 양어장과 함께 철거 위기에 처했는데요.    


“평생 업으로 삼던 곳이 막상 없어지게 되니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아버지나 저 모두 이곳에 애착이 많았기 때문에 이곳을 떠나기보다 기존의 건물을 살려서 공간을 변화시키기로 했습니다”  


건물의 구조를 다시 살펴보면 광어를 가둬 두던 양식장은 현재의 주차장으로, 물고기들에게 바다와 유사한 파도를 만들어 주던 펌프실은 현재 카페 건물의 바탕이 되었음을 알 수 있어요.   


본래의 모습을 최대한 지키는 것. 김호곤 부자는 다양한 지역의 사례를 참고해 리모델링에 직접 뛰어들었어요. 결과 펌프실은 3층짜리 구조의 카페가 되었죠. 펌프 6대가 쉼 없이 물을 퍼 올리던 곳은 1층으로, 배전실은 2층으로, 바닷물을 보관하며 양식장 전체에 물을 공급하던 물탱크였던 곳이 3층이 되었어요. 각층에 있는 펌프와 매연통, 하늘까지 뻗어 올라간 따개비는 양식장 시절의 흔적을 그대로 보관한 결과에요.



지켜가며 나눌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레이지 펌프


카페가 생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이들이 입소문으로 카페를 찾기 시작했어요. 특히 바다 전망과 함께 따개비 벽이 있는 3층은 손님들에게 SNS 인증 스팟으로도 사랑받고 있어요. ‘기억과 헌사’가 이 카페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김 대표. 태풍이 오던 날 전기가 끊겨 비바람을 맞으며 기다시피 오르내리던 펌프실의 곳곳들이 김 대표에겐 여전히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코로나 기간에는 이곳도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다시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사업을 확장하는 방향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레이지 펌프를 지켜나가는 쪽으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양어장 가족은 여전히 이곳을 지키며 또 발전시키고자 해요. 새 식구가 된 김호곤 대표의 아내는 레이지 펌프의 베이커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건물 한쪽으로는 작은 공연장을 만들어 가난한 예술가들이 무료로 공연할 수 있도록 기획중이에요.  


열심히 일했던 펌프에 이제 편안히 쉬라는 의미에서 지은 이곳 이름처럼 김대표는 많은 삶에 지쳐 녹슨 손님들이 이곳에서 잠깐의 위로와 쉼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보아요.



비파이브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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