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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전세계 항공업계는 석유 가격 폭등(오일 쇼크)과 경기침체, 이로 인한 승객 수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들고 나온 곳이 바로 영국의 소규모 항공사 '브리티시 칼레도니안'이었습니다. 기존에는 일등석과 일반석으로만 구분됐던 좌석에 새로운 중간 등급을 만든 건데, '일등석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일반석보다는 고급스러운 좌석을 원하는 승객'의 수요를 노린 거였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대형 항공사 펜암(PenAm)이 곧바로 똑같은 전략을 펼쳤고, 몇년 만에 전세계 대부분 항공사가 이 '중간 등급' 좌석을 여객기에 신설했는데요. 이것이 바로 현재 우리가 비즈니스석이라고 부르는 항공기 좌석 등급의 시작입니다.
고물가와 불경기 그리고 줄어드는 고객까지... 1970년대 항공업계는 현재 국내 외식업계가 처한 현실과 판박입니다. 그리고 그때와 지금 고객들이 원하는 것도 비슷하죠. 고객들은 과거만큼 비싸고 화려하진 않더라도, 어딘가 특별함을 줄 수 있는 한끼를 찾고 있습니다.
'고급스럽고 비싼 음식'과 '저렴하고 일상적인 음식' 그 사이 어딘가를 노리는 외식 전략이 치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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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외식업광장이 7인의 트렌드 전문가와 함께 선정한 2025년 외식업 트렌드 Vol.3 부담없는 프리미엄! 칩리미엄입니다. |
※ <2025 외식업트렌드>는 트렌드 전문가 주시태 나이스지니데이타 실장,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본부장, 노승욱 (주)창톡 대표, 차승희 아워홈 F&B 크리에이티브 부문 상무, 김강욱 TBR 마케팅 매니저, 푸드슬로우 에디터 샐리・수밥과 함께합니다.

고객들이 큰 부담을 느끼진 않지만, 충분히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한끼! 칩리미엄 트렌드로 가장 많은 수혜를 본 업종은 바로 뷔페입니다. 특히 고급 호텔 등에 위치한 고가 뷔페보다는, 중고가~중저가 뷔페, 샤브샤브 뷔페, 샐러드바 등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트렌드 전문가들은 "뷔페는 일정 이상의 품질을 갖춘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스스로가 잘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인당 3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칩리미엄에 가장 특화된 업종"이라는 평가를 내놓습니다.

전국 뷔페 매출 증가율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두자리 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 불경기와 내수 침체로 대부분 업종의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뷔페 만큼은 계속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칩리미엄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한다고 평가받는 뷔페 레스토랑, 애슐리퀸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2,20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1,700억 원)과 비교해 30% 가까이 늘었는데요. 특히 2월에는 딸기, 5월 치즈, 7월 전복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시즌 메뉴를 출시하면서, 더욱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메뉴를 제공하고 있죠.

애슐리퀸즈가 지난 2월 출시한 프리미엄 딸기 메뉴 (출처: 애슐리퀸즈 공식 인스타그램)
2010년대 중반부터 긴 침체기를 겪었던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도 최근 칩리미엄 트렌드에 힘입어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9,319억원으로, 2년 만에 약 36% 급성장했어요.

트렌드 전문가들은 "10년 전만 해도 패밀리 레스토랑은 비싼 프리미엄 식당이었지만, 최근 전체적인 외식물가가 상승하면서, 오히려 가성비가 있는 프리미엄 레스토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데요 "이국적인 메뉴 뿐만 아니라 패밀리 레스토랑 특유의 개성있는 외관, 인테리어 등이 소비자들에게 일상에서 벗어난 특별함을 준다는 점에서 칩리미엄 트렌드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칩리미엄이 뷔페나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일부 업종에만 유효한 트렌드는 결코 아닙니다. 일반적인 외식업 가게에서도 이러한 칩리미엄 트렌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데요.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하위호환 전략'입니다.

출처: 무탄 공식 인스타그램
서울의 한 유명 중국 음식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그릇에 3만 3천 원 자장면입니다. 한그릇에 3만 3천 원. 이렇게 보면 자장면 치고 너무 비싼 가격이지만, 요즘 없어서 못먹는 SNS에서 가장 핫한 자장면인데요. 이미 입소문과 온라인을 넘어 방송에도 소개됐을 정도죠. 이 자장면의 무기는 사진에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두툼한 소고기 스테이크, 그리고 가장 위에 얹혀진 큼지막한 트러플(송로버섯)입니다.
이 자장면의 정식 메뉴명은 '스테이크 트러플 자장면'. 사실 이 자장면을 주문한 고객들이 먹는 건 자장면이 아닙니다. 바로 소고기 스테이크와 트러플이죠. 가게 역시 스테이크와 트러플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3만 3천 원을 내고 자장면을 먹는다면 비싸지만, 그 가격으로 스테이크와 트러플을 즐길 수 있다고 하면, 고급지면서도 가성비 있는 한끼가 되는 것이니까요.
원래는 비싼 가격으로 평소에 접할 수 없던 메뉴·식재료를 저렴한 메뉴·식재료와 결합해, 고객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심비*를 만들어주는 바로 하위호환 전략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이 큰 소비 성향
칩리미엄 전략을 위해선 음식점 모든 메뉴가 고급스러워질 필요가 없습니다. 심지어 메뉴 하나가 통째로 고급스러워질 필요도 없습니다. 고객들이 평소에 자주 접하는 평범한 메뉴라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는 하나의 포인트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고객들이 평범한 메뉴가 아닌, 고급스러움을 주는 하나의 포인트에 주목하고 이를 소비한다고 인식할 수 있도록 마케팅하는 것이죠. 고객들이 "아니 이걸 이 가격에?"라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줘야한다는 겁니다. 마치 자장면 위에 얹은 트러플 처럼 말이죠.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요즘 서울에서 가장 힙한 한식 전문점을 한곳을 꼽으라면 아마 '무월식탁'이라는 이름을 들으실 수 있을겁니다. 양념게장, 육회, 명란김, 소갈비와 같은 정통 한정식 메뉴를 현대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해 캐주얼한 프리미엄 한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이죠.
이곳을 운영하는 무월F&B는 '무월식탁' 외에도 프리미엄 막걸리바 '무월' 등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칩리미엄 경험을 선사하고 있는데요. 고객이 부담없이 재방문할 수 있는 음식점을 추구하는 무월 F&B 황윤민 대표와 함께, 칩리미엄 전략을 한발짝 더 깊이 파헤쳐 보시죠.


Q. <무월식탁>의 '고급스러운 캐주얼' 칩리미엄 전략을 위해 가장 신경쓰시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외식시장이 양극화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프리미엄 브랜드는 더 비싸게, 저가 브랜드는 더 저렴하게 가고 있는데요. 사실 이러한 양극화 구조가 소비자에게는 선택권이 좁아지는 결과를 낳거든요. 무월식탁은 이런 상황에서 고객이 부담없이 반복 구매할 수 있는 합리적인 프리미엄을 지향합니다.
가장 큰 고민은 고객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가격을 유지하면서 운영 비용을 효율화하는 것인데요. 특히 메뉴 구성과 신메뉴 개발 과정에서 원가, 인력, 오퍼레이션을 꼼꼼하게 설계해서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가격대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힘을 주는 '메인 요리'는 충분히 고급스럽게 보이고 느껴질 수 있도록 구성하지만, 그 외의 식기 및 인테리에서는 내구성과 유지 비용 등을 고려해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면서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공해요.
물론 저희도 이 균형점을 찾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출처: 무월식탁 공식 인스타그램
Q. 한식 다이닝 막걸리바 <무월> 역시 가성비 있는 프리미엄으로 유명한데요. <무월식탁>과의 전략적인 차별성은 무엇일까요?
<무월식탁>은 점심과 저녁을 아우르는 캐주얼 한정식을 추구하고 있어요. 하지만 <무월>는 최근들어 조금은 더 프리미엄한,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걸리바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야간 영업에만 의존하진 않아요. 초저녁 시간대인 1차 저녁 시간과 점심 시간대에는 솥밥을 판매함으로써 <무월>을 찾는 고객이 시간대에 따라 더 다양한 가격대의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요. 사업적으로도 매출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특정 주류와 음식의 완벽한 페어링에 집중하기 보다는, 고객이 다양한 술과 다양한 음식을 편안하게 조합해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데요. 고객이 술과 음식(안주)의 조합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좋은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캐쥬얼한 프리미엄 공간을 추구하는 것이죠.
Q. <무월식탁>과 <무월> 외의 다른 브랜드에서도 칩리미엄 전략을 활용하시나요?
브랜드의 성격에 따라서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고객에게 마치 화사한 정원에서 음료를 즐기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까치화방>과 고급스러운 샤브샤브 전문점인 <미미옥>은 <무월식탁>이나 <무월>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컨셉 전략을 펼치는데요.
치킨 전문 주점 <발라닭>, 미국식 다이닝과 한국 기사식당을 콜라보한 컨셉인 <하이웨이 기사식당>은 메뉴나 오퍼레이션을 조금 더 경량화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죠. 칩리미엄 전략도 브랜드의 컨셉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하고 펼칠 필요는 있어요.

출처: 미미옥 공식 인스타그램
Q. 일반적인 외식 가게가 칩리미엄 전략을 펼칠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가장 먼저 해야할 건 바로 우리 가게의 고객이 누구인지 상상하는 겁니다. 어떤 고객이, 어떤 순간에, 어떤 감정으로 우리 가게에 들어올지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세요.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는 브랜드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상상을 통해서 우리 가게가 집중해야할 고객 즉 '페르소나'를 명확히 만들어보는 겁니다.
이 고객은 우리 가게에서 어떤 프리미엄을 원할까요? 그리고 그 프리미엄을 위해서 어느 가격까지 지불할 수 있을까요? 고객이 납득할 만한 경험과 가격을 설계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칩리미엄' 장사에 활용할 수 있을까요? 불경기에 살아남는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 사장님이라면 주목해주세요. 대한민국 장사 전문가들이 정리한 「바로 써먹는 트렌드 노트」를 공개합니다!
![]() "칩리미엄, 가성비 프리미엄이라고 해서 마냥 가격이 저렴해서는 안 됩니다. 칩리미엄 전략을 장기 전략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객단가가 어느정도는 받쳐줘야 해요. 가격은 어느정도 선을 유지하는 대신, 메뉴의 종류를 늘리거나, 음식의 양 자체를 늘린다면 고객들은 가성비(가심비)가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해요." |
![]() "앞서 비싼 메뉴, 비싼 식재료를 저렴한 메뉴나 식재료와 결합해 가성비 있게 판매하는 하위호환 전략을 말씀드렸는데요. 반대로 저렴한 메뉴를 고급화, 프리미엄화하는 상위호환 전략은 다소 위험할 수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스테이크 트러플 자장면을 예시로 들면, 스테이크, 트러플이 아닌 자장면을 강조하고 메인으로 마케팅하는게 바로 상위호환 전략인데요. 특히 요즘같은 불경기에서는 고객들이 안전한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원래 저렴한 메뉴를 업그레이드해 가격을 높인 메뉴는 이러한 안전 소비와는 거리가 멀거든요." |
![]() "외식 시장에서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전략은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서는 객관적으로 불리합니다. 때문에 프리미엄 가게x브랜드에서도 양을 줄이거나, 조금 더 저렴한 대체 재료를 사용하거나, 비싼 메뉴를 한정판으로 만들어서 일시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방법 등으로 칩리미엄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다만 가게·브랜드 자체의 '프리미엄' 이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프리미엄 정체성까지 포기하면서 칩리미엄 전략을 펼친다면, 결국 가게의 전체적인 컨셉과 운영 방향까지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