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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지 기자가 알려주는 외식업 트렌드
강남 상권 변화로 본
외식업 트렌드
| ✅ 강남에서 뜨고 지는 상권을 알려드려요 ✅ 강남 상권별 인기 업종이 무엇인지 알려드려요 ✅ 강남 상권의 매출 변화로 본 외식업 트렌드를 알려드려요 |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내 상권에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대학가와 외국인 관광지, 오피스 상권은 큰 타격을 입었고요. 골목 상권과 주택 배후지 상권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었습니다.
‘정말…그럴까요?’
상식적으로는 누구든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데이터를 뽑아봤습니다. '나이스지니데이타'라는 빅데이터 전문 기업에 의뢰해 코로나 팬데믹 전과 후, 서울 주요상권에서 실제 매출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봤어요. 2019년과 2022년 매출을 비교해달라고 했습니다. 재밌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매출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4곳이 모두 강남권이었어요. 1위 신사동 가로수길, 2위 논현, 3위 강남, 4위 압구정로데오였습니다. 뒤를 이어 여의도역, 잠실새내역, 압구정역, 종로3가역 순으로 매출이 많이 증가했어요.
2019년 대비 2022년 매출이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도 여럿 있었습니다. 3년 전 대비 매출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용산 전자상가였습니다. 그런데 2, 3위가 또 재미있습니다. 강남권 주요 상권인 선릉이 2위, 청담이 3위였어요.
아니, 다 비슷비슷한 강남권인데, ‘어떤 곳은 매출이 늘고 어떤 곳은 줄었을까요?’ 가로수길, 논현, 강남, 압구정로데오, 선릉, 청담까지. 엔데믹을 맞이한 강남 상권의 변화를 들여다봤더니, 최근 달라진 외식업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현장을 돌아다녀봤습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가로수길 상권은 여전히 공실이 많았고요. 저녁에 찾은 강남역 음식점엔 생각보다 손님이 많이 없었습니다. 가·논·강·압 상권에서 매출이 늘어난 건 '팩트'입니다. 그런데 음식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니었어요. 대부분 매출이 '병원', 즉 '의료 서비스'에 쏠려 있었습니다. 매출 증가 상위 업종을 살펴보니 대부분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일반 병원이었어요. 사실 의료 매출이 늘어나는 건 외식 상권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시술을 받고 나면 바로 집에 가지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지는 않으니까요.
음식점 매출만 따로 살펴봤더니 가로수길(6.4%)과 압구정로데오(14.5%)는 2019년 대비 2022년 늘어난 게 맞지만 논현(-6.1%)과 강남(-23.6%)은 오히려 예전보다 줄어든 상태였습니다. 선릉(-17.8%)과 청담(-19.3%)보다 강남 음식점 매출이 더 많이 감소한 것이 눈에 띄네요.
강남 상권은 유동인구는 여전히 많았지만 실제 가게를 찾는 이들은 적었습니다. 특히 6시 이후 저녁 매출이 급감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밤 9시면 문을 닫는 가게들도 여럿이었습니다. 사장님들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직원이 안 뽑혀서', '택시비가 오른 뒤 집에 일찍 귀가하는 사람이 늘어서', '예전보다 저녁을 먹으러 오는 손님 자체가 줄어서' 등 다양한 이유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과 차가 많이 다니는 대로변보다는 오히려 골목 상권 음식점이 더 잘되더라고요. 상대적으로 골목에 포진한 압구정로데오 상권 음식점 매출이 가장 많이 늘었고요. 가로수길 역시 메인도로보다는 이면도로인 세로수길, 나로수길, 다로수길에 손님이 훨씬 많았어요. 단순히 상권 매출이 높다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무턱대고 창업에 나서서는 안되겠습니다.
트렌드 2. '한끼 식사'가 뜬다
강남역 음식점 매출이 부진했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런데 유일하게 2019년 대비 2022년 매출이 늘어난 외식업종이 있었습니다. 바로 '해장국'입니다. 해장국 매출은 3년 전 대비 109억원이 늘어나며 강남 매출 증가 상위 업종 8위에 올랐어요. 해장국을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은 모두 병원이었습니다.
"강남에서 한 그릇 국밥 메뉴 매출이 이렇게 오른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데이터를 뽑아준 기업에서도 놀랐는데요. 이는 최근 '불황'과 관련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 지갑이 얇아지면서, 비싸고 '힙'한 음식점을 찾기보다는 저렴하면서도 빠르게 해치울 수 있는 국밥을 선호하게 된 것이죠.
이런 '한끼 식사' 인기가 늘어난 것은 다른 강남 상권에서도 공통적으로 포착된 현상입니다. 논현역에서는 경양식 매출이 늘어난 대신 낙지·오징어, 피자 전문점 매출은 큰폭으로 줄었고요. 압구정로데오 역시 경양식과 한식·백반 매출이 증가한 반면 횟집과 곱창·양구이, 족발·보쌈은 매출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청담에서는 한식·백반이 요양원 다음으로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이었고요. 도시락 전문점과 국수·만두·칼국수도 매출이 크게 올랐습니다.
비단 강남 얘기만은 아닌 듯싶어요. 성수나 을지로처럼, 외부에서 놀러온 사람도 많지만 배후 직장인 역시 많은 상권에서 근무하는 지인들은 이런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3만 원짜리 파스타보다 5000원짜리 된장찌개 좀 먹고 싶다"고요. 실제 점심 시간에 성수·을지로를 방문해보면 길게 대기줄이 늘어선 식당 중 대부분이 '노포'라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만해도 선릉과 청담은 강남권 '유흥 1번지'로 꼽혔습니다. 호프·맥주, 그리고 룸살롱·단란주점이 성황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상권 매출 데이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선릉과 청담은 그야말로 '추락'했습니다. 선릉·청담 추락은 '술 문화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전 같은 흥청망청 음주 문화가 사라지고 음식점이나 바에서 가볍게 한 잔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요즘입니다.
업종별 매출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명확히 나타나는데요. 선릉에서 2019년 대비 2022년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업종 1위는 '유흥주점'입니다. 447억 원에서 139억 원까지 폭락했습니다. 2위도 술집, 바로 '호프 맥주'인데요. 411억 원에서 179억 원으로 떨어졌습니다. 룸살롱은 83억 원에서 7억 원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10분의 1토막도 더 났네요.
선릉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남 역시 매출 감소 업종 1, 2위가 유흥주점과 호프·맥주였고요. 청담은 호프·맥주, 유흥주점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습니다. 가로수길은 유흥주점이 1위 호프·맥주가 4위였어요. 그야말로 '유흥의 몰락'입니다.
특이한 점은 '바' 매출의 성장입니다. 가로수길에서는 수많은 병원 사이에서 '바'가 매출 증가 상위 업종 9위에, 압구정로데오에서는 무려 3위에 위치했습니다. '부어라 마셔라' 시대가 저물고 '소소한 한 잔'이 뜨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 글 : 매경이코노미 나건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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