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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년 전 중국 진시황의 명으로 불로초를 찾아 헤매던 서복(徐福)은 돌고돌아 동쪽 먼 바다의 한 섬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여기서도 불로초를 찾지 못하고 다시 빈손으로 되돌아가야 했죠. 그리고 훗날 이곳은 '(서복이) 서쪽으로 다시 돌아간 포구'라는 의미로 서귀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특별한 음식이나 기술로 불로장생한다" 동서고금에 걸친 인류의 영원한 꿈입니다. 그 꿈은 불로초와 현자의 돌을 거쳐 현대에는 '웰빙'과 '안티 에이징' 등으로 조금씩 이름을 바꿔 이어지고 있죠,
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박하고 평범한 음식으로도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겁니다. 건강해지고 젊어지는 건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180도 뒤집은 거죠. 그리고 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민국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배민외식업광장이 7인의 트렌드 전문가와 함께 선정한 2025년 외식업트렌드 Vol.1 가성비 건강관리법, 저속노화 🥗입니다. |
※ <2025 외식업트렌드>는 트렌드 전문가 주시태 나이스지니데이타 실장,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본부장, 노승욱 (주)창톡 대표, 차승희 한화 갤러리아 브랜드 담당, 김강욱 TBR 마케팅 매니저, 푸드슬로우 에디터 샐리・수밥과 함께합니다.

'저속노화(Slow Aging)'는 2010년대 중반 미국 실리콘밸리의 바이오 기업들이 신체의 노화를 막고, 건강함을 유지해 궁극적으론 수명을 연장하는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나온 개념입니다. 한 시기 앞서 유행던 항노화(안티 에이징)가 화장품, 미용 시술 등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저속노화는 유전자와 세포 단위의 과학적 연구가 중심이 됐죠.
어려운 논문과 연구실에 머물러 있던 저속노화가 한국의 일반 소비자들에게 신드롬을 일으키기 시작한 불과 몇 달 전부터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국내 저속노화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인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있었습니다.
정 교수는 식단만 바꿔도 저속노화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며, SNS 등을 통해 다양한 식단을 공유했는데요. 어딘가 '어렵고' '맛 없고' '비싼' 요리가 아닌, '평범하고' '익숙하며' '저렴한' 한식 위주의 레시피를 선보이며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저속노화 식사법에 대한 정 교수의 생각은 저서 「저속노화 식사법」의 서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MIND 식사(저속노화 식사)[에]는 (중략) 구체적으로 어떤
식재료를 쓰라고 강조하지
않기에, 기본 원칙만 지키면
한식으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 (중략) 붉은
고기나 단 음식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여지를 준다. (중략)
건강 식단에 대한
많은 사람의 오해, 즉 ‘스트레스 받으면서
칼같이 지켜야 하는
일’로 여기는 사람들의
편견을 덜어주고 싶었다.
|
출처 : 정희원, 「저속노화 식사법」(테이스트 북스, 2024)
저속노화 식사를 위해선 아래와 같은 몇가지 원칙을 지키면 된다고 설명하는데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이거나 큰 노력·의지가 없어도 누구나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가성비 식사법'이죠. 먹고 살기도 바쁜 현대 한국인에겐 너무나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 소비자들부터 젊은 소비자들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저속노화에 열광하고 있는 이유죠.
지난 1월 국내 한 편의점은 '닭가슴살 도시락' '렌틸콩 샐러드' 등 이른바 저속노화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유통업계가 저속노화 열풍을 본격적으로 소비 마케팅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온 건데요.
사실 외식업계에서도 발 빠른 사장님들은 저속노화 열풍을 이미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죠.

저속노화와 관련 키워드를 배민 앱 내에서 메뉴명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 가게 수를 나타난 건데요. 2021년까지는 약 8,300곳이었지만, 2023년 약 2만 곳, 2025년엔 약 2만 4,500곳까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거죠.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이런 저속노화 키워드를 활용하는 가게 중 특히 도시락 카테고리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약 3.3배 늘어나며 가장 큰 성장률을 보였다는 건데요. 트렌드 전문가들은 "식사를 가볍고 빠르게 해결하려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가 저속노화 트렌드와도 잘 어울린다"며 "이런 시너지 효과가 도시락 카테고리에서 두드러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습니다.
외식업계의 발빠른 저속노화 마케팅, 실제 성적은 어땠을까요?

음식점 1만 6천 곳의 포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저속노화의 핵심 식재료인 '현미'를 포함한 메뉴의 매출액은 2023년 대비 2024년 무려 40%나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로음료 트렌드에서 볼 수 있었듯이 건강과 관련한 식품 트렌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며 "저속노화 트렌드 역시 단기간 내 끝날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는데요. 계절적으로도 여름에 가까워지면서 트렌드의 힘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저속노화 마케팅, 사장님들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건강하지만 맛있는 레시피로 지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 브런치 카페를 소개합니다. 고수 셰프와 함께 저속노화 마케팅의 핵심 힌트를 들어보시죠.

'이대로 가면 당뇨'라는 의사 진단에 윤지아 셰프는 영양학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직접 레시피를 개발하고 혈당 수치를 정상적으로 바꾼 180일 간의 도전을 담아 책을 출간했고, 세종시에 위치한 브런치 카페 <굿카브>에서 건강한 음식을 개발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부면 저당소불고기 크림파스타', '껍질째 갈아만든 단호박&양파 스프' 등 메뉴 이름부터 건강함이 느껴지는 <굿카브>. 평일에는 근처 아파트 단지 주부들의 커뮤니티가 되고, 주말이면 아이, 조부모님까지 모두 방문하는 가족 모임의 장으로 변신합니다. 건강한 음식은 곧 가족에게 먹이고 싶은 음식일테니까요.
'좋은 탄수화물로 만드는 프리미엄 기능식' 조금은 낯선 컨셉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저속노화'와 마찬가지로영양과 대중적인 맛, 모두를 사로잡은 데 있었습니다. <굿카브>의 맛있는 비밀을 윤지아 셰프님께 들어보았습니다.


Q. 저속노화 트렌드, 실제로 체감하시나요?
건강식 트렌드는 오래 전부터 지속되었다고 생각해요. 저속노화도 그 중에 하나고요. 다만 과거에는 '다이어트'라는 단기적 목표에 집중해서 건강식을 찾았다면 이제는 장기 프로젝트로 접근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살아갈 날이 긴 젊은 세대들의 고민이죠. 저속노화는 일상에 스며든 트렌드라 생각해요. 대부분 집밥으로 많이 시도해보는 편이고, 사장님 입장에서는 외면할 수 없는, 연구해야할 트렌드고요.
Q. 난각번호 1번란*처럼 세심하게 식재료를 선정하시더라고요. 원재료비 부담은 없나요?
최대한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드려고 해요. 지역 농가에서 직거래를 하는 편이죠. 당연히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일수록 원가 부담이 높아집니다. 모든 식재료를 최상급으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검증된 식재료'를 쓴다는 저만의 기준을 갖고 있어요.
농가와 협력해서 이벤트성으로 식재료를 수급받고 쿠킹 클래스나 특별 메뉴를 출시하기도 해요.
*자연방목한 암탉이 낳은 계란

<굿카브>의 먹음직스러운 메뉴들
Q. 당을 낮추기 위해 덜 숙성된 단호박을 사용하거나 튀긴 해시브라운 대신에 달걀과 애호박으로 메뉴를 구성하는 등 식재료를 창의적으로 조합하시더라고요.
가게 메뉴를 저속노화, 저탄수 식단으로 바꾸고 싶다면 식재료를 공부하시는 편이 좋아요. 재료마다 GI*가 있어요. 연근은 그냥 생각했을 때, 건강한 식재료로 보이지만 속에 전분이 많아 당은 높거든요.
예를 들어, 감자 튀김을 만들고 싶다면 혈당이 높은 감자 대신 콜리플라워로 바꿔서 시도해보는 거죠. 공부도 하시고, 메뉴 개발도 많이 해보셔야 해요. 저는 항상 연속 혈당계를 차고 메뉴를 개발합니다. 식후 1시간, 2시간 뒤 혈당을 체크해보는 것도 꿀팁이에요.
*glycemic Index 혈당 지수
Q. 저속노화 메뉴 기획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대중성이요. 프리미엄 건강식을 추구하면서 모양이나 식재료를 너무 유니크하게 접근하면 대중들이 진입하기 어렵거든요. 저 또한 메뉴를 만들 때 균형을 맞추는 게 어렵습니다. 건강만을 고집해 당뇨 환자식을 만들 수도 없고요. 대중적인 입맛을 고려해 마냥 짠 음식을 만들 수도 없어요.
처음엔 완전히 저염식으로 메뉴를 개발했다가 외면받은 적이 있어요. 지금은 일상식에 가깝게 염도를 올린 상태죠. 파스타는 두부면만 사용한다거나, 튀김을 할 때는 좋은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식으로 밸런스 잡힌 메뉴를 연구하는 중이죠.
두부면 명란&새우 크림 파스타 🍝 ✔️경남 통영에서 공수한 저염 백명란과 새우살 ✔️ 탄수화물을 낮춘 두부면 ✔️ 100% 동물성 생크림과 그라노파나로 치즈 맛을 낸 크림 베이스 ✔️와일드 루꼴라 맛있고 건강하게 먹는 꿀팁 두부를 압착시켜서 만든 두부면은 부피는 작지만 밀도가 매우 높아 갑작스러운 포만감이 몰려올 수 있으니 천천히 오래 씹어서 드세요. 두부면에는 일단 파스타면에 함유된 전분질이 없어 소스가 묽습니다. 묽은 소스에 맛있는 맛들이 스며 있으니 스푼으로 소스를 듬뿍 떠서 면과 새우를 얹어 한입에 드셔보세요. |
*'천천히 꼭꼭 씹어요' 메뉴북 내용 중 일부
Q. '천천히 꼭꼭 씹어요' 메뉴북을 만든 이유는?
정보로 손님을 설득시키는 작업이에요.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메뉴를 원재료와 먹는 방법까지 설명해주면서 이해시키는 거죠. 손님들은 '빵은 무조건 나빠!' 같은 단편적인 정보만 있는 상태에요. 사실, 어떤 음식을 어떤 순서로 먹는 지에 대한 식사법이 훨씬 중요한데 말이죠.
손님에게 늘 제안해주는 편이에요. '빵을 먹지 마세요' 보다는 '호밀빵을 하루 2조각 최소량으로 드세요'라고 말해주는 거죠. 종종 손님께 잔소리를 하기도 해요. '저녁에는 잔잔하게 드세요. 특별한 거 드시지 말고 집밥, 나물, 생선구이 드세요'라고요.
Q. 저속노화, 사장님이 쉽게 적용하려면?
사장님만의 독특한 건강밥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곡물류 중에 퀴노아*도 있고요. 귀리, 카무트, 파로 등 잡곡을 활용해보세요. 밥에 강황을 넣어서 색을 입힐수도, 큐민 넣어볼 수도 있고요.
참고로 저희는 100% 잡곡만 이뤄진 밥은 안해요. 건강식을 드시는 분들 중에 위장 기능이 소화가 안되는 분들이 많거든요. 백미를 어느 정도 섞고 잡곡밥을 짓는 것부터 시도해보세요. 부담을 갖지 말고 저당 소스, 저당 간식, 저당음료 등 작은 시도부터 해보세요.
저희 가게에서는 간식으로 '병아리콩 튀김'을 판매중인데요. 아이들 간식용으로, 어른들의 야식 대용으로도 많이 포장해가세요.
*톡톡 씹히는 식감이 특징인 고대 곡물

쿠킹 클래스를 주최해 손님들과 소통하는 윤지아 셰프
Q. 저속노화 메뉴를 준비중인 사장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강식을 파는 업장이라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말로만 외치는 건강이 아니라, 어떻게 작용하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는 업장이 되어야 하고요. 손님들이 궁금해하는 청결한 주방 모습, 음식의 전문성을 SNS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도 추천해요.
건강식은 사실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싸고 저렴한 저가 샐러드와 경쟁해야하는 상황도 맞고요. 그러니 사장님의 가게를 방문해야할 이유를 만들어주세요. 재료에 대한 신뢰, 논리적 오류가 없는 정직한 이야기가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있을 겁니다.

저속노화 어떻게 장사에 활용할 수 있을까요? 브런치 카페, 샐러드 가게 사장님은 더욱 주목해주세요. 대한민국 장사 전문가들이 정리한 「바로 써먹는 트렌드 노트」를 공개합니다!
![]() "국물, 탕 위주의 한식 판매량이 작년부터 꾸준히 증가 추세예요. 하지만 한식은 짠맛 때문에 저속노화와는 거리가 먼 메뉴이죠. 그렇다고 메인 메뉴를 저염식, 저당식으로 바꾼다면 본질적인 맛을 흐리게 돼요. 사장님이라면 밥, 채소 반찬, 음료부터 저당을 실천해보세요. 예를 들어, 점심 장사가 고민인 고깃집이라면 채소가 잔뜩 들어간 쌈밥 메뉴를 출시해보세요. 건강한 쌈채소는 직장인 타깃으로 좋은 전략이거든요" |
![]() "노령화가 빨라지는 가운데, 한국 노년층은 비즈니스 타깃이 되기 어려워요. 노년 빈곤층이 많기 때문이죠. 앞으로 노인이 될 청년층을 대상으로 저속노화 트렌드를 적용해야 합니다. 지금 MZ세대는 오래, 홀로, 건강하게 살 방법을 궁리하고 있거든요. 건강식을 판매중인 사장님이라면 식품 성분에 주목해보세요. 농심 안성탕면이 할랄푸드 인증을 받고 중동에서 엄청난 판매량이 기록하고 있어요. 사람마다 먹지 말아야할 식재료, 혈당 수치가 있을 거라 가정하고 자세히 메뉴의 원재료, 나트륨 함량, 혈당 수치 등을 알려주세요. 365일 건강식을 먹기는 어렵다면, 선택적으로 건강식을 먹을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하는 거죠" |
![]()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도시락을 싸고 다니는 직장인이 늘었어요. 더욱이 저속노화 트렌드에 따라 잡곡밥, 혈당을 신경쓴 도시락을 먹는 편이고요. 이미 일상의 한 부분으로 저속노화 식단이 들어왔어요. 식품업계에서도 발빠르게 '병아리콩', '렌틸콩' 활용 상품을 출시하는 중입니다. 사장님이라면 테이크아웃용 저속노화 도시락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도시락을 싸기 귀찮은 직장인들에게 완벽한 대안이 될 거에요" |



[2025 외식업트렌드 Vol.2]는 6월에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