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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MBA의 상권 연구방법을 우리 가게에 적용하기

상권분석전문가가 알려주는 외식업 정보

변화하는 상권 인사이트⑪

사례연구로 성공하기 


외식업광장 에디터의 핵심 요약💡

✅ 대를 이어 장사하는 가게의 비밀을 알려드려요
✅ 하버드 MBA의 사례연구가 지속되는 이유를 알려드려요
✅ 사례연구를 통해 성공하는 가게가 되는 비법을 알려드려요


상권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가게가 있다?

상권은 끊임없이 변한다. 변화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 기술, 경제, 환경, 소비자의 변화를 모두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상권의 변화에 따라 슬기롭고 보람 있는 대응은 가능하다. 유동 인구가 증가하는 상권을 찾아 대를 이어 번성해온 가게들을 연구해보는 것이다.



지도26

<지도26> 서울시 지하철 1~8호선 이용객의 변화(2011~2021년)


<지도 26>은 최근 10년 사이 서울의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의 변화를 담았다. 2011년 218개 전철역 기준 연간 이용객은 29억 명이었다. 코로나를 겪으며 서울의 유동인구는 줄어들어 2021년 총 21억 명으로 감소했다.


그 사이 9호선, 신분당선, 경의선, 우이신설선 등이 새로 생겨 기존 1~8호선 이용객이 분산되었다. 하지만 신설노선의 이용객수를 모두 추가해도 전철 이용객 총수는 계속 줄어가는 추세다.  


<지도26>에서 분석한 218개 지하철 중에서 23개 역만 이용객이 증가했다. 나머지 89%를 다 꼼꼼하게 살펴보기가 쉽지 않다. 23개 중에서 한 두 개 만이라도 선정해 상권을 깊이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는 특정 상권 하나를 정해 그 안에서 여전히 손님의 방문 수를 늘려가는 오래된 가게들을 정성을 들여 연구해보면 된다.


대를 이어 흥하는 생선 구이집은 무엇이 다를까?

서울 용산구 삼각지에는 45년 된 생선구이집이 있다. 입구에는 변함없는 상징처럼 연탄화로가 있다. 세 자매가 1978년에 차린 식당이다. 이제 아들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입구에 테이블 2개와 안쪽에 좌식 테이블 6개가 전부다. 손님이 많을 때는 가끔 뒤쪽방도 가득 찬다.  


삼각지 생선구이집 사장님


메뉴는 두 가지. 고등어구이 백반과 돼지 두루치기 단품 추가 메뉴만 적혀 있다. 하루 전날 고등어를 미리 소금 간을 뿌려 숙성시킨다. 가장 큰 특징은 고등어를 굽는 전담자가 항상 화로에 앉아서 눈을 떼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언니 사장님’이 담당이고 가끔 ‘동생 사장님’이나 자녀분들이 맡을 때도 있다.  


가까이에 가서 지켜보면 연탄과 고등어 사이에 한 칸 높이를 떨어뜨려 놓는다. 직접 불길이 닿으면 금방 타거나 속이 덜 익을 때가 있어 복사열을 이용해서 아주 천천히 구워내야 겉은 바싹 익고 속은 주사기로 물기를 주입한 것처럼 촉촉해진다고 한다.  


한 여름의 연탄불을 코 앞에 두고 생선을 굽는 일이 어떨지 한번 상상해보자. 그래서 서울시 전체를 대상으로 ‘연탄불 생선구이’를 검색해보면 정말 손에 꼽는다. 야속한 소비자와 까다로운 미식가들은 생선의 원산지, 숙성정도, 소금간의 농도, 조리방법, 밑반찬의 조화, 쌀밥의 질감, 대면 서비스, 청결도, 역사와 전통, 가격까지 순식간에 채점표에 점수를 매긴다. 만약 A+를 받는 곳이라면 10km나 30km를 기꺼이 이동해서 대기줄에 기다린다. 바쁜 사람은 금방 나오는 김밥을 먹으러 간다. 하지만 긴 대기줄을 지나쳐 가며 기억한다.


하버드 MBA 사례연구가 지속되는 이유

아무리 경기가 좋아도 모든 가게가 성공하진 못한다. 아무리 불경기가 길어져도 모든 가게가 문을 닫지는 않는다. 동일한 상황 안에서도 누구는 좌절하고 어떤 이는 도약한다. 똑같은 상권 똑같은 거리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하버드 강의<사진>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강의실 모습 (출처: 하버드대학교 MBA 공식 웹사이트)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지난 100년 동안 하버드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과정은 그 해답을 ‘사례연구’에서 찾았다. 사례연구의 초창기 창안자들의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뛰어난 의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진료실, 수술실, 연구실에서 성장한다. 뛰어난 법률가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모의재판을 통해서 끊임없이 논쟁하고 공방을 벌이며 논리와 설득력을 키워나간다. 그렇다면 경영자는 어떻게 더 나은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이 또한 사례를 통한 훈련이다.


하버드대학교 MBA 전체 수업에서 교수의 직접 강의는 아예 없다. 모든 강의는 사전에 교수가 연구해서 배포한 경영사례를 공부한다. 가능한 서로 다른 대륙, 국가, 산업분야에서 선별해서 팀원을 구성해 서로 다른 관점을 배우게 한다. 미리 연구하고 토론한 결과를 강의실에서 발표하고 논쟁한다. 점수는 그때 매겨진다.  


교수는 강의 대신 사회를 보고 논쟁을 장려하고 질문을 던질 뿐이다. 학비와 생활비를 포함하면 2년 동안 3억에 가까운 비용이 필요하다. 졸업 전까지 약 500건의 사례연구를 스스로 하도록 설계되었다. 한 학기로 나눠보면 125건이다. 전략, 마케팅, 인사, 재무, 생산관리와 같은 전통적인 주제에 덧붙여 인공지능이나 행복론에 대한 사례도 추가되고 있다.  


왜 사례연구를 이토록 강조해 100년의 전통을 유지할까? 사례연구는 결국 한 개인이나 가게나 회사의 역사를 분석하는 일이다. 역사를 분석하는 일은 과거의 실패에서 해방되고 미래의 성취를 이루기 위한 ‘지도’를 얻는 과정이다. ‘지도’는 이미 남들이 먼저 걸어간 발자취의 기록이다. 남들이 남겨준 ‘지도’에서 내가 스스로 그려가는 나만의 ‘지도’를 창조한다.


주변 사례연구를 통해 성장하기

어떻게 대를 이어가며 손님들의 애정을 쌓아가는 고등어구이집이 가능한가? 미국 보스톤에 직접 가서 수업을 듣지 않아도, 나에게 맞는 내가 할 수 있고 나를 더 성장시켜줄 나만의 사례연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찍고 기록하고 저장하고 전송해서 계속 사례를 쌓아가 볼 일이다. 사례연구는 남의 실패와 성취를 나의 성공으로 전환하는 ‘지혜의 기술’을 터득하는 과정이다.  


개업일이 지나면서 매출이 급감하자 족발전문점을 운영하던 이창선 대표는 결심을 했다. “내가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영업을 마치고 무작정 차를 몰고 전국 족발 고수들을 찾아다녔어요.” 그는 6개월간 방문연구를 지속했다. 가게로 돌아와 육수 내기부터 고기 삶기까지 실험을 이어갔다. 이를 통해 유자를 불에 구워 육수에 넣기 시작하면서 한방 베이스가 아니라 자신만의 차별화된 맛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직영점을 여러 도시에 늘려가고 있다. 자신의 실패가 확정되기 전에 한계선을 뛰어넘은 것이다.  


용인에 위치한 ‘고기리 막국수’는 연매출 30억을 넘긴 지 오래다. 매장 테이블 17개로 이룬 실적이라니 놀랍다. 더 추가할 것이 뭐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대표 두 사람은 시간만 나며 전국의 맛국수집을 계속 순례하고 있다. 사례연구는 ‘생각의 감옥’에서 벗어나 다시 걸어갈 길을 내다보게 만든다. 가게에 갇히지 말고 더 자주 새로운 시야를 챙겨보자. 그렇게 자신만의 경영학교를 만들어보자.


글 : 송규봉
지리학자 / 국민대학교 AI.빅데이터 MBA 과정 겸임교수 / 미국 와튼경영대학원 지리정보시스템(GIS) 연구소 연구원 / 하버드대학교 GIS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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